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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야기/MCN, e스포츠

양준일 컴백. 지상파 활동보다는 캐릭터를 쌓아가라 (feat. 유튜버)

by 또로로록 2019. 12. 17.

 

 온라인 탑골공원의 원탑은 양준일이 아닐까? 디지털을 통해 강제로 소환되서 과거의 향수와 현 세대의 공감을 동시에 이끌어 낸 몇 안되는 케이스다. 특히 양준일을 모르던 세대들의 호응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뜨거워 보인다. 그나마 과거의 영상을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끄집어낸 지상파 유튜브 채널들의 공로까지는 인정한다. 하지만 양준일 이슈를 새롭게 폭발시킨 건 JTBC의 슈가맨3다. 당장 전파를 통해 가장 최신의 모습을 수면위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그의 리얼한 근황, 인간적인 면모, 안타까웠던 과거까지 새롭게 아젠다를 던졌기 때문이다.  

양준일의 이슈는 탑골공원에 10대, 20대까지도 모여들어서 저 정자 밑에 바글바글 앉아있는 형국이다. 

 어느정도 양준일이 이슈의 중심이었고 그 즈음에 슈가맨3가 시작되어 내심 출연을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양준일이 TV 화면으로 튀어나온 순간은 참으로 드라마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참 다행인 건 이 현상을 기회로 편승해서 돈 냄새나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과 단순히 외모 뿐 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드라마틱한 인생 스토리를 통해 "현재의 양준일"이 새롭게 조명받게 됐다는 점이다. 옛 첫사랑을 기억으로만 추억해야지 지금 모습까지 궁금해 하다가 낭패보기 일쑤일텐데 되려 지금의 모습이 더 매력적인 꼴이랄까? 아무튼 양준일의 이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양준일이 지상파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왜냐하면 이곳의 생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만큼 어두운 그림자 역시 뒤따를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남 걱정 할 팔자 아니란건 알지만 숨겨진 어두운 바닥을 이미 겪었던 양준일이 또 다시 그런일을 겪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위에서 양준일이 지상파에 모습을 많이 비추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보다 양준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얘기다. 현 상황을 조금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이끌어가면 좋겠지만 분명 주위에서는 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것저것 부추기고, 어떻게든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나서 양준일을 소비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꿀벅지 유이. 신인시절 얻었던 사랑과 관심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가수&연기자로서의 생활. 그간 그녀가 받았던 스트레스를 지금 이 시점에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사람이 있을까? 

 임팩트가 큰 만큼 소비되는 캐릭터의 수명은 짧은 법이다. 연예인은 필연적으로 캐릭터를 소비하며 인기와 부를 얻는 운명을 타고난다. 하지만 그 캐릭터가 '시각적인' 부분에서 임팩트를 준다면 한번 쯤 곱씹어야할 포인트가 있다고 본다. 

 좀 지난 이슈지만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유이의 꿀벅지"다. 한때 지상파와 인터넷 불문하고 유이의 꿀벅지는 엄청난 이슈를 몰고 다녔고 각종 예능, 광고까지 섭렵하며 유이의 캐릭터가 엄청나게 소비되던 시절이 있었다. 당장은 큰 인기를 얻고 화려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유이에겐 꿀벅지 이상의 임팩트를 줄 NEXT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을 것이다. 당시 신인으로서 받아야할 관심 치고는 특정 신체부위를 통한 섹스어필 이었기에 지나치게 강렬하고 소모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유이는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지만 신인시절 "꿀벅지"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던게 사실이다.

 대중은 화려함은 기억하지만 빛 바랜 그 이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지금은 우리가 양준일에게 열광하지만 과거 30년 동안 아무 관심을 주지 않았던 것 처럼, 지금 다시 반짝 관심을 주더라도 어느 순간 소비되고나면 또 다시 잊혀질 것이다. 대세가 백년만년 지속될 순 없듯이. 

 캐릭터가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컨텐츠가 나와야한다. 양준일에게도 컨텐츠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컨텐츠가 보여지는 이미지로서 반복적인 소비로까지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지나친 소비 보다는 꾸준한 사랑을 받는 방법을 찾는것과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개발하고 쌓아가는 쪽으로 커리어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 기회에 단발 광고 몇 편 정도는 충분히 찍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되는 예능 출연은 되도록 삼갔으면 한다. 라스나 아형같은데 나와봐야 과거 춤사위 몇번 시킬테고 슈가맨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되풀이하는 정도로 소비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예능에 나와서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할수록 "양준일의 컨텐츠가 없다"라고 비춰질 우려가 있고, 대중의 피로도 그만큼 쉽게 쌓일 것이다. 앨범을 발매하는것도 물음표다. 20대 시절의 끼와 재능은 그 시절 꽃이 폈어야 하는데 이제와서 그 재능이 다시 발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유명한 작곡가의 곡을 받아와서 가수 활동을 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아마도 이곳저곳에서 이미 양준일에게 접근해서 여러 꿀맛같은 제안을 하고 있으리라 예측된다. 기사를 찾아보면 그의 첫 활동으로 팬미팅이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위엔터라는 기획사를 통해 팬미팅이 준비됐고, 티켓팅까지 진행되더라. 아쉬운게 있다면 컴백의 시작부터 이미 돈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돈을 위한다 쳐도 돈보다는 그의 캐릭터를 쌓아가고 본인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는 활동에 더 비중을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본인의 생명력 또한 더욱 탄탄해지고 길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방송사건, 기획사건, 누구건 간에 그런 목적으로 양준일에게 컨택을 진행하고 그를 위한 방향으로 제안을 했으면 한다. 돈냄새를 맡고 움직이는 주변 사람들 잘 걸러내고 현명하게 본인의 미래를 그려야 할 양준일의 몫도 분명 클 것이다. 나는 양준일이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다른 팬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저 내가 보고싶은 사람이 자주 TV에 나와주는 것도 좋지만 온전히 그를 위한 발걸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는것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MCN사업 종사자로서 이런 얘길 하는게 좀 속보이긴 하나, 나는 양준일이 유튜버로서 활동을 시작하는게 어떨까 생각한다. 본인의 생활을 너무 한번에 확 바꾸는 것 보다, 지금 껏 살아온 본인의 생활을 유지해가며 유튜브 활동을 병행할수도 있기 때문에 장점이 있을 것이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쌓고, 새로운 매력을 뽐내고, 소소하게 팬들과 소통하며 활동을 시작한다면 지금의 관심과 이슈를 등에업고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지금 껏 보여줄 수 있었던 과거의 모습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고, 지금 갖고있는 충분한 매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유튜브 말고 또 뭐가 있을까도 싶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기왕 유튜브로 끄집어 내 진 그가 유튜브로 흥하는 모습을 조만간 봤으면 참 좋겠다. 내가 이전에 썼던 윌스미스 관련 포스팅(2019/11/06 - [직업이야기/MCN, e스포츠] - 셀럽 인플루언서와 디지털 영향력 - 윌스미스 제2의 전성기(feat.선넘규 워크맨 장성규))과 같이 유튜브로 또 다른 전성기를 누리는 다른 셀럽들(장성규, 와썹맨 등) 처럼, 유튜브를 통해 본인의 가치를 쌓고 새롭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으로 활용한다면 조급해 할 필요 없이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도 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떻게 디지털을 활용하는지가 성공의 지름길로 갈 수 있는지의 시대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보여지는 캐릭터를 지상파에서 소비만 하고 단기간에 잊혀지는 선택 보다는 새로운 캐릭터를 쌓고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활동하는 양준일을 꼭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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