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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야기/MCN, e스포츠

지스타 2019 넥슨의 불참, 10년간의 참가 게임사 부스변화, 위상의 변화

by 또로로록 2019. 11. 7.

10년간 단 한번도 빠짐 없이 지스타에 방문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입사초기 지스타엔 볼거리, 놀거리, 이야기거리가 참 많았던 기억인데 

어느 순간 부턴가 부스가 대형화되고 참여업체가 뻔해지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기대감이 조금 씩 사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몇 가지 이유를 추려보자면 

 

1. 국내 게임시장의 저 경쟁 & 몸집 키우기 구도 재편

2. 지스타 부스 판매 규모 상한선 붕괴 

3. 외산 게임의 메인스폰서쉽 참여로 인한 국내 게임사들의 입지 축소 

 

위 세가지의 문제점으로 인해 "소문난 잔치"라 불리던 지스타가 "빛좋은 개살구"가 된 현실에 이르게된게 아닐까 싶다. 

 

올해도 지스타가 어김없이 열린다. 

그런데 놀랍게도 매년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하던 넥슨이 올해는 빠지게 됐다고 한다. 

지스타의 기대감을 더해가야되는 마당에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 가장 꾸준히 참여하고 있던

국내대표 게임사인 넥슨마저도 올해 빠지게 되면서 지스타 하락이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지스타 부스 부킹은 1개 게임사별로 최대 100부스를 넘길 수 없는 룰이 있었다.  

해당 룰 때문에 각 부스별 경쟁 우위를 점하기위한 유일한 방법은 컨텐츠 경쟁이었고  

출시작, event, 홍보모델, 초대가수, 경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기 위한 각 부스간의 노력은 곧 

지스타를 찾는 관람객들의 만족도 또한 높여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지스타의 가큰 매력은 다양한 게임사의 신규출시작 라인업들을 미리 경험해보는 것이었고

게임사들 간의 다양한 자존심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눈에보이지 않는 경쟁 또한 관전 포인트였다.

 

하지만 어느순간 부터인가 대형 게임사들은 돈과 물량으로 지스타 경쟁구조를 뒤틀기 시작하고 

보여지는 크기와 화려한 모습으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스타를 활용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2016년, 넥슨이 지스타 행사장 정 중앙을 차지했다. 그것도 엄청난 규모로. 

 

회사별 MAX 부스 룰을 깬 위한 넥슨의 방법. 정 중앙의 5개 영역(총 400개 부스)을 넥슨과 그 관계사들이 차지하고 외관 상 1개의 영역으로 통합 운영했던 2016년 지스타 행사장 도면.  

 

한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지스타에서 어떤 게임사가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였다. 

그 경쟁의 정점에서 넥슨은 약간의 편법으로 지스타 행사장 전체를 점령한 듯한 위용을 뽐냈고(무려 400부스)

2016년 한해 만큼은 모든 게임사들이 찍소리도 못하고 넥슨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보기엔 화려할지 몰라도 2016년을 기점으로 지스타는 점점 컨텐츠를 잃어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흐름과는 상관없지만 우연히도 엔씨소프트가 2016년부터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해 넥슨, 카카오마저도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렇게 외형적인 균형이 확 무너지며 컨텐츠경쟁 마저도 시들해진 건 넥슨의 탓이라고 할 순 없다. 

넥슨정도의 위상과 업적이라면 2016년 만큼의 위용은 얼마든지 떨칠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행사 주관사 측에서 맥스 부스 룰을 깨는 운영을 사전에 인지 못했을리 만무하기 때문에 

알고도 유야무야 넘어가고 그것을 허용한 "지스타운영위원회"의 탓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2009 부산에서 첫 진행된 지스타 부스 배치도
2010년 지스타
2011년 지스타
2012년 지스타

 

부산에서 처음 개최된 2009년부터 2012년까지의 행사장 부스 배치도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뛴다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국내 게임회사들이 공존하고 있었고

1위부터 5위까지의 PC방 게임 점유율도 10%대를 유지하며 경쟁이 매우 치열했던걸로 기억한다.  

컨텐츠도 그만큼 다양했고 각 게임사별로의 대형 런칭 라인업도 화려하기 그지 없었던 시절이다. 

 

2017년 부스배치도 (2016년 참고)
2018년 지스타 부스배치도
2019년 지스타 부스 배치도

 

2016년을 기점으로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부스배치도의 차이가 확연하게 보인다.

그리고 2018년은 글로벌 최대 흥행작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가 지스타 메인 스폰서쉽을 했고 

올해도 역시 외산 게임인 "브롤스타즈"의 슈퍼셀이 메인 스폰서쉽을 진행한다.  

외국자본이 최대 스폰서로 등장하는게 뭐 대수냐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대 게임전시 행사에서 우리나라 게임이 주인공이 아닌 건 슬픈일이 맞다. 

 

2019년 부스배치도를 보면 느껴지듯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넥슨, 엔씨, 카카오도 없이 넷마블이 그나마 자존심은 지키고 있고

검은사막 외 딱히 보여줄 게 없을것만 같은 펄어비스가 크게 자리잡고 있는모습을 보니 

과거 화려했던 지스타와는 다르게 정말 큰 기대감이 없어진 지스타가 된 것만 같이 쓸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그리고 올해 난 10년만에 부산출장을 가지 않기로 했다. 

시원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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