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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CE OF MIND/정보 [Idea box]

수입차 유지비, 폭스바겐(CC) BMW(X3) 유지비 체감 비교.

by 또로로록 2019. 12. 4.

 첫 차를 폭스바겐 CC로 시작했다. 내 직장생활의 발이 되어주고, 결혼 준비할 땐 짐꾼이 되어주고, 결혼 후엔 아이들과 와이프와의 많은 추억도 만들어줬던 차다. 큰 불편 없이 잘 타다가 둘째가 생긴 이후엔 조금 더 큰 차가 필요하여 현재는 BMW X3를 타고 있다. 본의 아니게 첫 차와 현재 차가 다 소위 말하는 수입차다. 지금까지 내가 운행했던 총합 누적 킬로수는 약 14만 킬로 남짓 되는 것 같다. 사설 수리와 자가 수리 등을 통해 국산차 못지않은 유지비 절약을 몸소 실천해 보았기에 내 경험 선에서는 어느 정도 유지비를 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두 차 모두 중고로 영입했다. 둘 다 다양한 고민과 비교를 거쳐 선택했던 차다. 내 차의 목적과 용도를 가장 먼저 고민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국산차냐 수입차냐가 오히려 첫번째 고민이었고, 그다음이 내 가용예산 범위 내에서의 가격비교였다. 이러저러한 비교와 선택의 과정을 거치며 결국은 필연적으로 차량관리와 유지비용에 대한 부분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 유지비의 가장 큰 부분은 고장과 수리일 것이고, 그 외 각종 소모품 교체, 유류비, 세차 등의 관리비용이 뒤따른다. 그렇다면 과연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의 유지비는 정말 월급쟁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일까? 미리 결론을 내리자면 14만 킬로 누적거리를 달려오며 느꼈던 유지비의 압박은 사실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다. 

내 첫 애마 CC와는 좋은 추억도 많지만 말썽을 종종 일으키기도 했던 차다. 

 우선 CC는 보증기간이 약 6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태로 영입을 했다. 그 기간 동안 있는 촉 없는 촉 다 세워가며 시시콜콜한 문제점을 잘 잡았고, 오일 교환 등의 소모품류도 때 되면 바로바로 무상으로 잘 서비스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폭스바겐 CC는 여러 가지 잔 고장들을 일으키며 속을 썩이긴 했어도 몇 가지 큰 문제들은 무상기간 내 잘 발견해서 처리한 덕분에 보증기간 만료 이후 큰 부담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던 것 같다. 보증만료 이후엔 사설업체나 자가 수리(소모품류 교환)를 통해 어느 정도 유지비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보증기간 이후의 실질적인 유지비를 하나씩 나열해보자면 1. 엔진오일 시기마다 교체(11~14만원) 2. 미션오일 1회(약 30만 원 대) 3. 타이밍 벨트(약 60만 원대) 4. 유리막 코팅 재시공(약 40만 원) 5. 타이어 교체 2번(4짝 기준 약 60만 원) 6. 배터리 1회(12~16만 원) 7. 접지시공(약 10만 원대, 시동불량 해결을 위한 조치) 8. 각종 필터류 시기마다 교체(원가구매 후 자가교환) 9. 스티어링 렉 부츠 교환 (가격 기억 안 남 10만 원 대로 기억) 10. 엔진오일 누수로 인한 엔진 실링 교환(가격 기억 안 남 약 10만 원대?) 11. 제너레이터 교환 (이건 약간 눈탱이를 맞은 듯 약 40만 원대) 12. 깜빡이 전구(원가구매 후 자가교환) 등이 기억에 남는 정도다.

 이 항목들은 CC를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약 11만 킬로미터를 타며 진행했던 수리내역이므로 내 판단엔 그리 비싼 유지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보증만료 이후 단 한 번도 정식 센터를 가지 않았고 전부 다 웹서핑과 카페, 동호회 등에서 정보를 얻어 사설센터에서 수리를 진행했던 내역이다. 또한 필터나 전구류 등은 조금만 차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자가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부품의 품번을 체크하여 원가 구매하도록 하자(사실 절반 이상의 수리는 네이버의 카페 'TCCC'라는 곳에서 진행했으니 폭스바겐 오너들은 위 카페에서 정보도 얻고 직접 수리도 진행해 보시길 추천한다. 실제로 가장 유용하고 저렴하게 수리했던 경험이기 때문에 나누고 싶다). 정식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서 위 내역들을 진행했다면 적어도 2~3배의 가격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엔진오일만 해도 센터견적은 약 36만 원대로 기억한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유류비는 ... CC의 평균 연비가 약 17~22킬로가 나와줬으니(디젤, 출퇴근이 길어서 연비가 비교적 잘 나왔던 편) 국산차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저렴하게 기름을 넣고 다녔다고 생각한다. 독일차의 디젤 연비는 상상 그 이상이다. 

내 두번째 애마. 1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던 효자인데.. 과연 언제까지 멀쩡히 유지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하겠다. 

 두번째 애마 X3는 약 한 달 전 마지막 보증 서비스를 받았다. 이제부터 돈 들어갈 타이밍인데... 사실 CC와 비교하면 이 차는 정말 단 한 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오일 누유, 잡소리, 시동불량, 도색 들뜸, 하이그로시 크랙 등 CC는 시기 때마다 약간씩 말썽을 일으켜서 어느 정도 유지비가 들어갔던 반면, 요놈은 보증기간 중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손을 댄 적이 없다(아, BMW화재 이슈로 리콜에 당첨되어 EGR 및 흡기 매니폴드는 무상으로 교환을 하긴 했다). 다행히 보증기간 막바지에 브레이크 오일, 연료필터,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까지 교환을 받았다. 미션오일, 할덱스 오일은 이 차를 통해 무교환 실험을 해볼 작정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엔진오일만 권장시기에 맞춰서 잘 교환해주고자 한다.  

 솔직히 CC와 X3를 잔고장 만으로만 비교해본다면 완벽하게 X3의 승리다. 앞으로도 정확한 권장 주기마다 소모품 딱딱 갈아주고, 급출발 급정거 과속 등 무리한 운행을 피하기만 한다면 큰 유지비가 들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다. 자잘한 부품류는 내가 직접 교환할 것이고 어느 정도 차량관리는 자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다. 또한 고장이 난다 하더라도 정식센터가 아닌, 실력이 검증된 사설업체를 찾아서 충분히 저렴하게 수리할 수 있을 거란 믿음도 있다. 

 결론적으로 수입차 유지비가 많이 들 것만 같아 망설이시는 분들께 한마디 드리자면 "걱정하지 마시라" 이다. 내 이야기가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유지비에 대한 두려움 정도는 훌훌 털으시라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다만 본인이 충분히 게으르고 정보 습득에는 도저히 자신감이 없다는 분들이나, 아니면 어떻게 차를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없이 운전하시는 분들께는 감히 유지비가 적게 들것이라고는 확답을 못 드리겠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차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맨날 갤갤 거리고 고장 나고 말썽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유지비 지출도 필연적으로 많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춰보면 주변에서 맨날 차 탓하면서 고장, 수리로 유지비 많이 쓰는 사람 치고 난폭운전 안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차를 막 다루니 차가 버텨 낼 리 만무하고 유지비 또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수입자 유지비 걱정 없애는 꿀팁 3줄 요약 

1. 절대적으로 무상보증 기간에 최대한 많은 결함을 발견하여 조치한다. 

2. 보증기간 이후에는 내가 발품을 파는 만큼 저렴하게 차량을 관리할 수 있다.

3.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내 차를 올바르게 다뤄라" 이다. (권장 주기 소모품 교체, 안전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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